올해 초, 눈이 내리는 겨울날.
뒹굴거리면서 침대위에서 할 게 너무 없어서 밖에 나가 밤하늘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만약 정규앨범을 낸다면 어떤 컨셉을 잡고 곡을 써볼까.
역시 내가 좋아하고 표현하고 싶은 게 맞지 않을까?
지금 당장 보고 있는 밤하늘, 우주, 별.
역시 이 컨셉이 좋겠다 하면서 계단을 오르다가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스케치했었다.
처음 구상했던 곡의 컨셉은 외계인, 우지코님의 Twinklestar를 평소에 너무 좋아했었다.
컷오프 패드와 공간감 넘치는 플럭을 제시하며 시작되는 인트로는 여기서 영감을 받았다.
몽환적이면서 넓은, 그야말로 우주에 걸맞는 사운드.
일단 이렇게 바닥을 깔고 메인 멜로디를 제시하면서 곡이 이렇게 진행될거야~알려준다.
드랍때는 역시 사운드에서 짐작했듯이 퓨처베이스 스타일로 밀고 나갔다.
왕왕왕 거리는 패드는 슈퍼쏘우와 이펙터를 잔뜩 끼얹은 EP를 좌우로 배치해놓고
베이스는 8비트 LFO로 동작하는 어택감 있는 소리를 옥타브를 넘나들며 강조하면서
리드는 구심점이 되는 스퀘어파형, 메인을 따라가지만 조금 더 넓은 소리, 멜로디보다 한 옥타브 낮으면서 엄청 더럽고 넓은 소리 3개를 레이어링했다. 그 후에 페이저의 반복주기를 0으로 세팅해 고정하고 주파수를 이리저리 움직여서 동작감을 만들어냈다. 이 때 부터 페이저를 애용했나보다.
그리고 드럼은 특히 스네어와 퍼커션에 초점을 맞췄는데,
스네어는 퓨처베이스의 탕-하는 꼬리가 길고, 높고, 톡 쏘는 스네어에 댐핑감이 넘치는 락밴드 스네어를 레이어링 했다. 항상 레이어링을 할 땐 역할을 구분하는 것이 좋은데, 전자는 캐릭터성을 담당하고, 후자는 스네어의 파워를 담당하도록 했다.
퍼커션은 킥&스네어와 리드의 박자감을 해치지 않으면서 빈공간을 채우는 식으로 채워넣었다.
말이 퍼커션이지 필인만 잔뜩 집어넣었다. 그것도 한 샘플팩 안에서...ㅋㅋ!!
rejection beats samples, 정말 강추하는 가성비 최고의 팩이니까 하드코어류 만들 생각 있다면 당장 구입하도록.
이 퓨처베이스 드랍은 awfuless님의 튜토리얼 영상을 많이 참고했다.
베이스 사운드 디자인부터 퍼커션을 사용하는 법 등등...몇 년이 지나도 참고하고 있습니다, GOAT.
이 이후로는 곡의 구성요소를 설명하는 것 보다는 전개를 좀 더 설명하고 싶다.
이미 말했던 인트로는, 이 노래가 앞으로 흘러갈 분위기, 테마가 이렇구나~를 제시하는 부분이라 생각하기에
우주 느낌이 나는 넓고 몽환적인 사운드를 주로 차용했다.
그 이후 빌드업을 통해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첫번째 드랍에서 내가 전달하고 표현하고 싶었던 모든 것을 보여준다.
다음의 드럼앤 베이스파트는 분위기를 환기시키지만 마냥 가라앉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아,
약간의 달리는 느낌을 주고싶어 넣었다. 운동이 끝난 후의 몸풀기 체조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나오는 여기는 위기입니다! 큰 거 올거에요! 경고경고 하는 브레이크다운 구간.
여기에 주인공이 있다면 가장 위기 상황일거란 상상을 하고 화성진행을 짰다.
화성학적으로 강박에 해결감을 주는 코드를 넣고 약박에 긴장감을 주는 코드를 넣어야 안정감이 있는데,
일부러 처음부터 엄청 불안정한 감화음으로 한대 때리고, 해결감을 다음에 제시하지만 전위형태를 사용해 완벽한 해결을 주지 않으면서 긴장의 끈을 못 놓게 의도했다. 그리고 드랍 직전에서 2-5-1을 몇 번 꼬아주는 식으로 드랍에 진입 할 때의 해결감을 극대화 시켰다.
그리고 2드랍은 우지코님이 작곡한 또 다른 좋아하는 곡, Astro Girl을 참고해 하드코어를 만들까, 생각했다가
이때 무슨 저지클럽 그루브의 악귀에 씌였는지 또 저지클럽 비트를 174에 들고 왔다...
사실 별 것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1드랍의 메인 멜로디를 다시 가져와서 긴장감을 조성하는 부분을 조금 더 극적이게 멜로디를 수정해주고, 리듬게임 저격으로 16비트 난사도 넣어주고, 그게 전부이다. 그렇게 곡은 끝이 난다.
사실 이 곡은 BOF에 내려다가 여건이 안 나서 묵혀두고 있었는데,
KALPA 공모전 마감 3일 전에 이 곡이 생각나서 얼마전에 다시 꺼내봤다.
사실 내가 올려둔 것 뒤에는 아웃트로가 있었는데, 공모전 곡 길이 제한으로 인해 잘려나갔다. 안돼...
기술했듯이 이 곡은 당초부터 앨범에 넣고싶어서 만든 곡인 만큼 BOF 내볼까 생각하기 전의
앨범 사이즈를 고려하여 3분 정도 런타임으로 만들었던 곡이다. 때가 된다면 풀 버전으로 릴리즈 하는걸로.
언젠가 더 풍부하고 스토리가 뚜렷해진 Strange Girl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바쁜 와중에 수려한 아트워크를 제공해주신 김오톤님께도 감사드립니다.
Music by Palami
Artwork by KimAutomne
-Strange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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