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저모

Rule 1: We don't take ANY responsibility about overdosing magical word "OMG"!

palami 2024. 10. 10. 10:11

2022년 초, 예전부터 눈길을 끌던 커뮤니티에서 자유 참가 컴필레이션이 열렸다.

컴필레이션 주제는 "매운맛". 평소에 리듬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로써 이건 못참지~하면서 참가했다.

매운맛하면 어떤 음악을 지칭하는가? 당신이 생각하는 매운맛은 어떤 것인가?

그에 대한 답으로 다른 참가자들은 티어아웃, 개버, 하드스타일 등의 답을 내놓았는데,

나의 경우에는 한 가지 장르가 생각이 났다, 바로 스피드코어.

2010년대 초~중반에 리듬게임을 했다면 다들 알 만한 곡이 있을 것이다. Big Black.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이런 음악이 있구나 하면서 큰 충격을 받았고,

점차 자라오면서 kobaryo, m1dy등의 작곡가의 곡들을 좋아하게 되어 이 곡을 만들었다.

 

곡의 전체적인 컨셉은 oh my god이라는 샘플링을 등장시킬 때 마다 BPM이 2배씩 뻥튀기 되는 컨셉이었다.

처음 인트로는 적당한 긴장감 정도만 조성하다가 드랍 직전에 OMG을 꽂고,

바로 BPM310의 스피드코어를 때리는, 그런 음악을 만들면 재미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첫번째 드랍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스피드코어의 킥을 위쪽 화음으로 쌓고,

그 화음 킥의 음정를 변조시키는 것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기발한 발상이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다시 빌드업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무언가 알 수 없는 말이 나오는데,

사실 이건 OMG 샘플을 역재생 시키고 음정을 낮춘 것이다.

왜 역재생인가?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다음이 155 싸이트랜스 구간이니까. BPM을 떨구기 위한 빌드업이다.

심지어 이 싸이트랜스도 처음 도전해보는 장르인데, 참 용감했구나 22년도의 나.

싸이트랜스 구간을 적당히 지나고 나면 싸이스타일로 또 스타일 체인지...라곤 하지만

사실 싸이트랜스 구간에 1드랍 하드킥 추가했을 뿐. 별 것 없다.

 

그러고 나면 또 들려오는 OMG. 이번엔 620 스플리터 코어.

두배로 쪼개지니까 너무 강한 소리면 난잡해지겠다 싶어서 올드스쿨 개버킥을 차용해보았다.

간단하다. 그냥 909킥에 디스토션. Simple is the best.

이때 세럼으로 만든 스크리치 프리셋은 저장해놨다가 2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종종 꺼내 쓴다.

간단한 소리인데 막상 찾으려면 잘 안찾아지는 소리라...두고두고 써먹는 씨간장 같은 느낌이랄까.

 

그러고 나면 드디어 한숨 돌리는 구간. 지금 들으면 피아노가 너무 성의 없지만(웃음)

뭐 그때는 나름 공을 들여서 깎은 거였다. 2년이란 시간은 실력이 바뀌기엔 충분한 시간이니까.

마지막 드랍은 한숨 돌리는 구간에서 제시해 준 새로운 멜로디에 기존 스피드/스플리터 코어 킥을 섞었다.

와~이사람 음악으로 날먹해요~

 

그리고 대망의 피날레. 오마이갓ㅋㅋ을 남발하면서 BPM의 상한이 10만을 넘어간다.

일부러 계산기까지 두들겨 가면서 어떻게던 10만을 넘기는 전개를 찾아보려 노력했던 것 같다.

 

이 곡이 A Dance of Fire and Ice 커스텀 맵 음원으로 사용되었는데,

맵 제작자가 메일을 보낸 기억이 난다. 마지막 삐-구간 BPM이 어떻게 되나요? 라는 내용인데

기억이 안나서 프로젝트 뜯어보면서 파형의 반복 정도 비교해가며

여기는 2배...여기는 1.5배...여기는 2배...여기도 2배...하면서 한땀 한땀 셌던 기억이.

 

그래도 나름 킥 사운드, 리드 사운드, 베이스 레이어링, 신스 사운드 전부 가내수공업으로 만든지라

지금의 스타일과는 괴리가 크지만 나름 애착이 가는 음악이다.

Palami라는 예명을 쓰고 처음으로 사람들에게 내놓은 곡이기도 하고.

 

곡 제목은 계속 말했듯 OMG 샘플링이 나올 때 마다 BPM이 2배가 되는 컨셉이다 보니 저렇게 지었다.

무슨 바람이 분 지 모르겠지만, 왠지 카메리아식 작명을 해보고 싶었기도 했고...

그러다보니 제목이 대책없이 길어져서 컴필레이션 XFD영상을 보면 나 혼자 폰트가 좁쌀만하다.

어그로 끌리니까 조아쓰~

 

이래저래 만드는 과정도 즐거웠고 컴필레이션 앨범이 제작되는 과정도 즐거웠다.

처음으로 타인과 함께 작업한 경험이었는데, 나름 괜찮았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

앞으로도 이런 무명 작곡가들끼리 으쌰으쌰 해서 창작활동이 계속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요새 개최되는 컴필레이션은 화력이 좀 죽은 거 같은데, 언젠가 다시 부흥하지 않을까?

새로운 주최자는 언제나 환영이야. 매력적인 주제를 들고 오고 여유가 있다면 또 참가해 볼 것 같다.

 

Music by Pal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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